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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져가는 아내 영혼 지키며 부른 思婦曲…"우리 기억 속에 아내의 영혼은 영원히 살아 있어요"

'너를 놓는다'(문숭철 지음/영인미디어)

노정용 기자

기사입력 : 2017-11-28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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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노정용 기자] 16년간 해외주재원을 지낸 문숭철(쌤크롬코리아 대표)과 아내 김영희는 너무나 사이 좋은 행복한 부부였다. 그들의 달콤한 사랑에 시샘이 났을까. 아내가 교모세포종이라는 희귀병을 앓으며 그들의 삶은 송두리째 바뀌었다.

문숭철씨는 점점 소멸하는 아내의 곁을 지켰고, 꺼져가는 아내의 영혼을 정면으로 마주하면서도 자신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절망감에 가슴이 먹먹했다. 그저 아내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 그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었다.
그는 절망과 고독에 휩싸인 채 아내가 투병하는 1년여 동안 삶과 죽음에 대해 성찰했다. 하루도 빼놓지 않고 아내를 향한 간절한 사랑을 글로 써내려갔다. 이렇게 탄생한 책이 '달길 길을 다 달렸으니 너를 놓는다'(영인미디어)다.

문숭철씨는 "하루도 빼놓지 않고 아내를 향한 간절한 마음으로 쓴 일기를 아내의 영혼이 기억 속으로 자리한 후 한 편의 에세이로 엮으며 그 기억을 다시 떠올리는 것조차 가슴 아픈 일이었다"고 고백한 후 "이 글을 통해서 많은 사람의 기억 속에서 아내의 영혼이 살아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아내가 영원히 사는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제는 한 발짝 뒤로 물러서서 "우리 집사람은 명이 좀 짧았지…."라며 아내와의 이별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게 되었다. "한 발짝 옆으로 물러서서 마치 남 얘기하듯이, 무슨 예행연습 하듯이 혼잣말 해보았는데 어딘가 작게나마 위안이 되는 것처럼 느껴지는 건 무슨 조화일까. 딱 5분 정도였지만 무거운 마음이 다소 가벼워지는 걸 느꼈다."

평소 두 사람의 사랑을 지켜본 함세웅 신부는 추천사를 통해 "아내를 끝까지 돌보고 지킨 남편의 아름다운 헌신과 사랑 가득한 이 증언이 병고로 고통 받고 있는 모든 분들과 가족들에게 위로의 계기가 되고 의사와 간호사, 간병인 등 암 환자를 돌보는 모든 분들에게는 아름다운 길잡이가 되기를 바랍니다"고 말했다.
아내의 병이 점점 깊어지면서 통상적인 대화가 불가능한 상황을 이렇게 묘사하고 있다. "산나가 말을 할 때 점차 구성하는 어휘가 짧고 단순해졌다. 표현의 감도는 약해지고 그 빈도 역시 줄어들고 있었다. 이미 결함투성이가 되어버린 표현력으로는 가족 이외의 사람들과 대화하기가 쉽지 않아 보였다. 이제는 말로 표현된 것, 의식에 드러난 것 너머로 보다 민감하게 촉각을 세우지 않으면 산나가 하고자 하는 많은 말들을 놓쳐버릴 수 있음을 의미했다."

누구나 죽음은 피할 수 없다. 그러나 가까운 이의 죽음과 소멸에 대해 미리 예비해둔다면 죽음을 슬퍼하기보다 새로 탄생하는 순간을 축복해줄 수 있지 않을까.

인스턴트 사랑이 넘쳐나는 우리 시대에 결코 가볍지 않은 문숭철씨의 사부곡(思婦曲)은 참사랑의 진정한 의미를 일깨워주고 한 번은 마주해야 할 생과의 이별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노정용 기자 noja@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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