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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살충제 달걀 파동 사각지대… 왜 라면은 빠졌나

국민 1인당 소비량은 세계 최고… 라면의 주원료 달걀의 원산지는?

임소현 천진영 기자

기사입력 : 2017-08-24 00:00

‘살충제 달걀’ 논란에 연일 소비자들 사이에서 식품 안전성 우려가 오르내리고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살충제 달걀’ 논란에 연일 소비자들 사이에서 식품 안전성 우려가 오르내리고 있다.
[글로벌이코노믹 임소현 천진영 기자] ‘살충제 달걀’ 논란으로 소비자들 사이에서 식품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연일 오르내리고 있다. 온라인 포털 사이트 검색만 해봐도 각종 지역 커뮤니티, 육아 커뮤니티 등에서 ‘달걀 없이 하는 음식’, ‘살충제 달걀 안 쓴 식품’ 등이 인기다. 달걀이 그만큼 우리 식생활에서 커다란 비중을 차지해 왔다는 반증이다. 이상한 점은 ‘서민 음식’이라는 라면의 원재료에 계란이 떡하니 자리하고 있는데도 라면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국민 1인당 라면 소비량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자취생에게는 든든한 점심이, 아이들에게는 특별한 간식이, 직장인들에게는 바쁜 업무 사이에 빠르게 해결할 수 있는 식사가 되어준 라면이 ‘살충제 달걀’ 사각지대에 머물러 있다.

살충제 달걀 파동이 확산되면서 소비자들은 라면을 먹으며 달걀을 풀지 않게 됐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한 글에는 “아이랑 라면 끓여먹었어요. 살충제 달걀 때문에 냉장고 속 달걀을 다 버려서 달걀은 가볍게 패스”라고 적혀 있다.
라면과 달걀은 사실 오래 전부터 ‘바늘과 실’ 같은 존재다. 달걀 없이 먹는 라면을 좋아하는 사람도 많지만 달걀을 풀어 국물을 조금 더 부드럽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오뚜기의 ‘참깨라면’은 계란 블록이 들어 있다. 그 고소한 맛을 즐기게 된 사람이라면 ‘라면은 참깨라면이지’라며 ‘최애’ 라면으로 꼽기도 한다.

살충제 달걀 파동이 거세지자 주부들은 어떤 음식에도 달걀을 쉬이 넣을 수 없다. 그 궁합을 포기하고 달걀 없는 라면을 먹으며 그래도 위안을 삼는다.

‘살충제 달걀 파동이 일어난 이 시기에 웬만하면 달걀 먹지 말아야지.’

하지만 라면 봉지를 뒤집어보니 선명하게 들어온다. 원재료 칸에 ‘계란’이라는 글씨다. 국내 유통되고 있는 대부분의 라면 제품에는 달걀이나 난각칼슘이 함유돼 있다. 난각칼슘은 달걀껍데기에서 얻는 칼슘이다. 라면 면발의 질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돼왔다.
농심 안성탕면 재료 성분 표기. 사진=임소현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농심 안성탕면 재료 성분 표기. 사진=임소현 기자.

문제는 이 라면에 들어있는 달걀이 어디서 왔는지, 어떤 달걀인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정부는 살충제 달걀 파동 때 난각코드를 확인하고 문제가 발생한 농장 이름이 적혀있다면 먹지 말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라면에 들어간 달걀은 난각코드를 확인할 수 없었다. 소비자들은 “가공식품은 진짜 애매하네”, “이거 제조사에 물어보는 방법밖에 없나요”, “이렇다 저렇다 말이 없네” 등의 글로 궁금함을 표했다.

라면업계 1위 ‘신라면’을 제조하는 농심은 홈페이지 내 ‘식품안전’ 코너에서 라면의 제조 과정 전반을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이 곳 어디에서도 달걀에 대한 언급은 찾아볼 수 없었다. 오뚜기와 팔도 역시 마찬가지다. 홈페이지 내 어떤 코너에서도 달걀에 대한 설명은 나와있지 않았다.

김밥 재료에도 달걀이 들어간다. ‘바르다김선생’은 자사 메뉴 달걀은 살충제 관련 검사를 했다고 대대적으로 공지했다. 치킨 역시 살충제 달걀 파동의 영향권 안에 들었다. 또봉이통닭은 자사 치킨을 먹고 문제가 생기면 보상하겠다는 방침까지 내놨다.

이처럼 살충제 달걀 파동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는 업체들이 먼저 나서서 달걀의 안전성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검증을 실시하고 소비자 안전을 걱정하는 것과 달리 라면업계는 숨죽이고 있는 모양새다. 이유는 하나다. 라면에까지 살충제 달걀 파동의 영향이 미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 라면업체 관계자는 “라면에 사용되는 달걀은 난각분말 형태로, 달걀 껍질을 2~3차 가공한 성분이다. 제과·제빵처럼 전란을 사용하는 게 아니다”며 “현재 거래 중인 업체들의 시험성적서는 모두 적합이며 관련 서류들도 모두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살충제 달걀 사건과 관련 라면 제품까지 논란이 확대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라면과 달걀사건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살충제 달걀 파동이 식품업계 전체로 퍼지는 것은 우려스럽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촉각이 곤두서 있는 상황에서 사각지대란 없다. 몸을 사리고 가만히 있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과거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마찬가지다. 적어도 식품에 사각지대는 없어야 한다.


임소현 천진영 기자 ssosso6675@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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