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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어지는 ‘패션거리’②] ‘내국인은 모르는’ 패션거리?… 관광지 만들기 사활

임소현 기자

기사입력 : 2017-08-18 08:00

동대문 패션 거리. 중국어 광고판이 붙어있다.이미지 확대보기
동대문 패션 거리. 중국어 광고판이 붙어있다.
[글로벌이코노믹 임소현 기자] 패션거리가 사라졌다. 한산해진 패션거리에 패션점포는 하나 둘 사라지고 맛집 등 다른 업종의 점포가 그 자리를 채웠다. 검색 사이트에서 쇼핑할 만한 곳을 검색해보면 최근 서울 곳곳에 조성된 복합몰 이름이 나열된다. 과거 수도권 외곽 위주로 조성됐던 아웃렛 단지 역시 도심 속으로 스며들면서 패션거리를 대체하고 나섰다. 불황 장기화에 패션거리마저 사라지자 업체들은 판매 채널 모색에 나섰다. 꼿꼿했던 패션업체들이 온라인‧모바일 채널까지 만들어 고객 유치에 나선 모습이지만 옷 특성상 오프라인 매장이 꼭 필요하기 때문에 업계 고민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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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쇼핑의 성지’로 불렸던 서울 명동도 마찬가지다. 업계 관계자는 “명동에는 한 화장품 업체가 3~4개 점포씩 들어서 있고 화장품거리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한두 점포 걸러 화장품 가게다. 패션업체도 있긴 하지만 가장 사람이 붐비는 곳은 화장품 가게”라고 설명했다. 명동은 중국인과 일본인 등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대표적인 상권이다. 몇 걸음만 걸어도 한국인지 외국인지 혼란스러울 만큼 외국어가 섞여 들리기도 한다.

한 패션업체 관계자는 “명동은 대표적인 한국의 쇼핑 관광지로, 외국인의 구미를 당길 만한 점포들이 다수 입점된 상권이다. 글로벌 SPA 브랜드와 스포츠 브랜드 등에 손님이 꽤 있는 모습이지만 대부분 외국인 고객”이라고 설명했다.

패션거리가 관광지로 전락한 것은 청담동 ‘뉴 패션 거리’ 역시 마찬가지다. 청담역 사거리에서 갤러리아 백화점에 이르는 대로변에는 명품 브랜드 매장이 밀집돼 있다. 국내 유일의 패션특구로 최근 청담 패션 거리라는 공식 명칭을 갖게 됐다.

한국관광공사는 이 청담동 패션 거리에 대해 “한류 열풍에 힘입어 일본 관광객들의 관광 코스로 각광받고 있다”며 “대로 안쪽 골목으로는 유명 레스토랑도 몰려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곳은 외국인들의 대표적인 쇼핑 관광 코스다. 내국인들 사이에 패션거리로 인정받았느냐는 다른 문제로 보인다.
대학생 천모씨(23)는 “청담 패션 거리라는 말이 낯선 건 아니지만 옷을 쇼핑하러 가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느냐. 차라리 명품 거리라는 게 더 어울리지 않나 싶다”고 전했다. 7년차 직장인 김모씨(36)도 “외국인들한테나 패션 거리고, 쇼핑하러 가는 곳이지 30년 넘게 서울에 살았지만 청담동에 쇼핑하러 가본 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처럼 패션 거리가 관광지로 변하면서 내수 활성화가 시급한 패션업계에 사실상 이 거리는 무용지물이다. 동대문 패션거리 역시 급격하게 관광지가 되면서 외국인들을 배려한 외국어 가능 직원 배치나 외국어 표지판 등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동대문 시장 근처에 거주하는 주부 신모씨(33)는 “많을 때는 진짜 중국에 온 것처럼 중국인들 사이에 섞여서 걸어야 한다”며 “내국인은 자꾸 가격을 깎으려고 하고 돈을 많이 안 써서 그런지 상인들도 관심을 안 보여서 차라리 근처 아웃렛이나 쇼핑몰에 가는 경우가 더 많다”고 전했다.

이같이 패션거리가 모두 관광지화 한 이유는 외국인을 겨냥한 상권 형성이 오히려 내국인에게 거리감을 주고, 결국 내수 정체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처츰 외국인들이 마구 밀려와 쇼핑하면서 돈을 쓰다 보니 경제성 있는 점포 위주로 상권이 재편돼 내국인들은 외곽으로 밀려나게 됐다”며 “도심에서 벗어난 외곽쪽에 복합쇼핑몰, 아웃렛, 백화점 같은 쇼핑 공간이 마련되며 패션 거리는 내국인보다 외국인이 더 많이 찾는 경향”이라고 설명했다.


임소현 기자 ssosso6675@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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