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딸인 정유라가 명문인 이화여대 입학과 성적에 특혜를 준 것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과 함께 ‘최순실게이트’를 촉발시켰다. 특히 입학 이후 단 하루도 수업을 듣거나 출석하지 않았음에도 학점이 나온 것이 발각되면서 총장과 대학교수들이 줄줄이 구속되는 오점을 남겼다. 특히 주범자로 의심을 받던 김모 전 신산업융합대학장과 최모 총장은 동조자로 몰린 동료 교수들이 그들에 대해 최씨와 정씨를 소개하며 “잘 봐 달라고 세 차례나 부탁했다”는 개입상황에 대한 증언도 전면적으로 부정하면서 모르쇠로 일관했다.
한국의 대학은 짧은 시간에 양과 질적으로 엄청나게 성장했지만, 전통적으로 고수되어 오던 대학의 3대 기능인 교육•연구•봉사의 체계가 말로만 지켜왔다. 이제 재정확보, 교육과정, 교수충원, 학생선발 등 다양한 문제와 학생과 교수, 재단의 정체성과 존재이유 등 다양한 시대요구에 대처하는 새로운 문제들에 봉착하고 있다. 선진 외국에서는 대학 교수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노벨상을 받고 있다. 그러나 우리학계는 한국 사회의 질적인 다양한 문제점들과 불균형성을 지적하면서도 세계적으로 권위가 인정되는 변변한 논문과 연구개발을 위한 혁신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대학들이 고교 졸업생이 축소되는 ‘학생절벽’과 ‘글로벌경쟁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과거 학문의 상징이었던 교수의 저서가 팔리지 않고 복사되고 인터넷으로 진행되면서 리포트와 중간시험에 이어 학기말시험까지 온라인으로 새롭게 대체되고 있다. 이런 변화에도 대학 강단은 ‘진리’와 ‘자유’가 생명인 고등교육기관의 사명과 역할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성추행•성범죄•논문표절•입시비리•음주운전•연구비횡령 등으로 징계되고 있다. 이는 돈줄을 죄면서 줄을 세우는 교육부, 교수와 대화가 부족한 재단, 학벌주의 전통을 따르는 교수사회 등 구조적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 교수사회는 격동기를 지나면서 시민•학생들이 학문실력과 열정 등이 부족하다는 비판과 더불어, 시대적으로 ‘정치참여교수’들의 복직결사반대를 외치기도 한다. 그런가하면 인력공장으로 전락한 대학사회와 미래 대학교육의 존재를 걱정하면서, 총장직선제와 재단비리, 교육부 평가, 정부정책에 항의하는 선비정신들도 존재한다. 필자는 문재인정부의 첫 공정거래위원장에 김상조교수를 임명한 것에 주목한다. 그는 서울대학 경제학과 조순교수의 제자로 한성대 교수로 20여 년간 재직하는 동안 사회운동가로 활동하면서 재벌 특히, ‘삼성의 저격수’로 잘 알려진 사람이다.
김상조 교수의 공직활동이 우리나라 경제성장과정에서 제외된 자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역할을 기대해본다.
임실근 한국스마트유통물류연구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