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에너지부, 차세대 우라늄 생산 4개 기업과 10년 장기 계약 체결
- 러시아 독점 깨기 위한 2028년 수입 금지법 후속 조치 본격 가동
- 자체 농축 막힌 한국 4세대 소형모듈원전, 북미 공급망 합류가 분수령
- 러시아 독점 깨기 위한 2028년 수입 금지법 후속 조치 본격 가동
- 자체 농축 막힌 한국 4세대 소형모듈원전, 북미 공급망 합류가 분수령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에너지부가 2024년 10월 17일 차세대 원자로용 고순도 저농축 우라늄(HALEU) 생산을 담당할 4개 기업을 낙점하고 최대 27억 달러(약 3조 5823억 6000만 원) 규모의 재정 지원을 확정했다.
벨기에 브뤼셀에 본부를 둔 글로벌 원자력 전문 매체 뉴크넷은 10월 18일(현지시각) 이번 조치가 2028년 러시아산 우라늄 수입 금지에 대비해 자국 내 핵연료 공급망을 다시 세우려는 국가적 승부수라고 보도했다.
상업용 우라늄 농축 시설이 없는 한국 원자력 산업계 역시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 상용화에 필수적인 연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하는 시험대에 올랐다.
러시아 독점에 맞선 미 정부의 10년 장기 지원
선정된 각 기업은 최소 200만 달러(약 26억 5360만 원)의 기본 계약금을 받는다. 전체 계약 기간은 최대 10년으로 설정됐다.
선정 기업들은 앞으로 미 의회가 배정하는 예산 범위에 따라 육불화우라늄 가스 형태로 고순도 저농축 우라늄을 생산하고 저장하는 후속 입찰에 나선다. 현재 상업 규모로 고순도 저농축 우라늄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국가는 세계에서 러시아가 유일하다.
미국 의회는 2024년 5월 러시아산 우라늄 수입을 2028년까지 전면 차단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번 4개사 선정은 법안 통과 뒤 자국 내 생산망을 확충하기 위해 마련된 재원을 처음으로 가동한 조치다. 제니퍼 그랜홈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청정 전력 수요에 발맞춰 차세대 원자로를 적기에 가동하려면 자국 공급망 확보가 필수 과제라고 설명했다.
연료 전환망 구축과 오하이오 농축 시설 확장
고순도 저농축 우라늄은 우라늄 235의 농축도를 5%에서 20% 사이로 끌어올린 차세대 핵연료다. 기존 대형 상용 원전이 사용하는 5% 미만 저농축 우라늄보다 핵분열 물질 밀도가 높아 원자로 크기를 대폭 줄이면서도 연료 교체 주기를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다.
2030년대 배치될 다수의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가 이 연료를 채택했다. 그러나 미국 에너지부조차 현재 자국 내에 상업 규모의 농축 시설이 부족하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생산 계약에 앞서 핵연료 탈전환 서비스 사업자로 6개 기업을 먼저 선정했다. 해당 분야에는 최대 8억 달러(약 1조 614억 4000만 원)의 계약금이 배정됐다. 탈전환 사업자에는 비더블유엑스티, 센트러스, 프라마트옴, 지이 베르노바, 오라노, 웨스팅하우스가 포함됐다.
아미르 벡슬러 센트러스 최고경영자는 이번 계약이 민간과 정부가 손을 잡은 중대한 이정표라며 오하이오주 파이크턴 공장의 농축 설비를 키우는 결정적 발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해외 의존 구조에 놓인 4세대 비경수로형 SMR 연료망
미국의 핵연료 자립화 행보는 4세대 원자로 주기기 제작과 글로벌 파운드리 사업에 뛰어든 한국 원자력 산업계에도 직결된다. 두산에너빌리티와 현대건설 등 한국 주요 기업들은 테라파워의 나트륨(Natrium), 엑스에너지의 Xe-100 등 북미 주도 4세대 소형모듈원자로 실증과 공급망 구축에 참여하고 있다.
기존 상용 경수로와 달리 이들 4세대 노형은 고순도 저농축 우라늄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한국은 한미 원자력 협정상 양국 간 별도 합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는 상업용 우라늄 농축 시설을 가동할 수 없어 연료 전량을 해외 수급에 기대야 하는 구조다.
글로벌 차세대 원자로 시장에서 주기기 제작 경쟁력을 갖춘 한국 기업들이 미국 주도 농축 컨소시엄과의 장기 공급 계약이나 지분 참여 등 안정적인 조달선을 선제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미국 내 농축 공장 상용 가동이 지연될 경우 글로벌 원료 가격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안정적인 연료 조달망 연계 여부가 향후 차세대 원전 사업의 핵심 과제로 꼽힌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