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78억 달러 규모…투자 370% 급증 주도
AI·블록체인 관심 여전…얼어붙었던 시장 온기 돈다
AI·블록체인 관심 여전…얼어붙었던 시장 온기 돈다

비디오 게임 업계의 투자와 M&A(인수합병) 냉각기가 2025년 1분기에 크게 완화됐다. 이 기간 투자와 M&A 규모는 총 78억 달러(약 10조 9519억 원)를 웃돌며 2023년 하반기 이후 가장 활발한 분기를 기록했다.
12일(현지시각) DDM 게임스 인베스트먼트 리뷰(이하 DDM 리뷰)의 최신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신규 주식 공개(IPO) 금액도 22억 달러(약 3조 890억 원)로 급증했다.
보고서의 디렉터인 미첼 리비스는 "최근 몇 년간 혼란기를 거치면서 '2025년까지 살아남자'는 말이 게임 업계의 표어가 됐다"면서도 "DDM 리뷰는 올해 내내 정리해고, 전략 변경, 비핵심 사업 매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지만, 데이터는 투자와 M&A 동향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확실한 회복 신호를 보여준다"고 밝혔다.
DDM 리뷰의 분석 결과, 이러한 개선은 주로 투자 활성화에 힘입었다. 1분기 투자 사례는 190건, 총 44억 달러(약 6조 1780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370% 폭증했다. 반면 M&A는 55건, 33억 달러(약 4조 6325억 원) 규모로 건수 기준으로 3분의 1 이상 감소했다.
◇ '팬데믹 반동' 직격탄 맞았던 시장
게임 업계는 팬데믹 이후 반동에 따른 심각한 과제에 직면했다. 록다운 기간 동안 게임에 몰두했던 사람들이 일상으로 복귀하면서 수요가 안정됐고, 이는 부진을 초래했다. 또한 AAA급 대형 타이틀은 수년간 수억 달러 규모의 투자가 필요한 고위험 사업으로 변모했으며, 워너 브라더스 게임즈의 '수어사이드 스쿼드' 사례처럼 단기간에 실패할 위험이 커졌다.
모바일 게임 시장 역시 140만 개 이상의 게임이 경쟁하며 소수만이 성공하는 포화 상태였다. 더불어 금리 상승으로 자금 조달 비용이 늘고 투자자들이 저위험 투자처를 선호하게 된 것도 부진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 AI·블록체인에 뭉칫돈…시장 회복세 견인
그러나 최근 로스앤젤레스 게임스 컨퍼런스에서 전문가들이 언급했듯, 금리 환경 변화와 게임 개발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식이 상황을 개선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도구 활용과 대규모 투자 없이도 가능한 개발 방식이 확산되면서, 소규모 기업들도 경쟁력을 갖추고 필요한 자금을 더 쉽게 조달할 수 있게 됐다.
보고서는 "업계에는 2024년을 넘어서는 과정에서 이미 긍정 징후가 보였지만, 1분기를 마친 단계에서 상황이 확실히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회복 움직임은 새로운 투자 펀드 발표 건수의 '대폭 증가'에서도 확인된다. 1분기 중 총 43개의 펀드에서 218억 달러(약 30조 6028억 원)가 마련됐는데, 이는 2024년 4분기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업계에 자금이 대량으로 유입됐던 2022년 중반 이후 최고 수준이다.
투자자들은 블록체인 관련 기업과 특히 AI 기술 기반 개발 도구 제공 기업에 꾸준히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후자는 32건의 거래에서 총 31억 달러(약 4조 3530억 원)의 자금을 유치했다.
반면, 1분기 중 실제 IPO가 이루어진 사례는 그랜드 센트렉스가 SPAC(기업인수목적회사)를 이용해 상장한 단 1건뿐이었다. DDM 리뷰는 거래를 통해 조달된 자금 규모(이 경우 22억 달러)만 집계하고 기업 가치는 포함하지 않는다.
업계의 큰 관심사였던 '그랜드 세프트 오토' 차기작 출시 시기가 최근 확정됐다. 엔터테인먼트 역사상 가장 큰 수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되는 이 작품이 올해 하반기에 나올지에 대한 질문에 퍼블리셔인 테이크투 인터랙티브는 '아니요'라고 답했다. 테이크투 인터랙티브는 'GTA VI'의 출시를 올해 가을에서 내년 초로 공식 연기한다고 밝혔다. 이는 연중 최대 성수기인 홀리데이 시즌에 다른 대형 퍼블리셔들이 활약할 여지를 제공할 전망이다.
한편, DDM 리뷰는 서방 국가에서의 게임 개발, 퍼블리싱, 기술 관련 투자 중 공식 완료된 사례만을 집계한다. 모회사인 DDM은 컨설팅, 개발, 퍼블리싱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